
바닷가 시골에서 낯고 자란 소녀는 혼자 있기를 좋아한 소녀였다. 그 그랬던 것만도 아니였지만 가끔 혼자 있는걸 즐겨했다.
이를테면 동네 여느아이들처럼 공기놀이 고무줄 놀이하는건 좋아하면서도 해넘어가는 시간이면 반드시 옥상에서 혼자 해넘어가는걸 즐길줄 아는 소녀이기도 했다.
소녀가 사는 동네에는 한쪽이 바다를 막을 한센환자들이 지은 길다란 뚝이 있다.
그러니까 그 길다란 뚝으로 인해 바다가 육지로 된 마을이 소녀가 사는 동네가 된 셈이다. 그뚝으로 한쪽은 바다 한쪽은 육지 그렇게 육지로 변한 곳이 소녀의 놀이터이자 소녀의 마을이다.
그곳은 해넘어갈때즘 바라볼때면 노을이 참 이쁜 모습이여서 소녀는 그 장면을 놓치지지 않으려 매번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서 그 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소녀는 반드시 그장면 보려했던게 아니고 또 하나의 기이한 현상이 있어 그모습 또한 보려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어디선가 황새인지 학인지 모를 날개가 길고 큰 새들이 한마리씩 한마리씩 소녀가 사는 옆동네 뒷산에 모여 앉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그곳 옆마을 뒷산은 황새들로 인해 나무들이 전혀 자라지 못해 투블럭을 한 소년의 머리모습처럼 한쪽은 민둥산의 모습이다.
작게는 스무마리쯤 많게는 오십만리도 넘게 항상 그곳 그자리 그산에 와서 꼭 잠을 자고 아침이면 어디론가 다시 날라가곤 했다.
소녀는 신기하다고 항상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엔 다 그런가보다 했었다.
다른 동네 뒷산에도 저러한 황새 몇마리쯤은 잠자고 가겠지 했었는데 우리동네 산에는 도통 잠을 자러 오질 않은것이다.
소녀가 너무나 이상하여 할머니에게 한번은 물어본적이 있었다.
"할머니 왜 옆동네 뒷산에는 황새들이 잠을 자러오는거야? 아니 내가 날마다 지켜봤는데 왜 우리동네는 안오고 옆동네만 가는건데?"
라고 말이다.
할머니가 소녀에게 말했다.
"얘야 황새가 그곳에서 왜 잠을 자는지는 모르겠지만 황새가 잠자는 동네에서는 유명인이 나온다고 하는 말이 있기는해" 라고 대답했다.
정말 황새때문이였을까 얼마후에 그 마을에서 유명한 권투선수가 나오긴했었다.
소녀는 역시 황새 덕분이구나 생각을 하며 그 황새들이 우리 마을 산에 앉기를 기도해 보기도 했다.
혹시 소녀도 그 황새로 인해 유명세를 한번 타보고 싶다는 바램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게 소녀는 노을진 그시간에 황새들의 보금자리를 쳐다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줄 아는 소녀였다.
때마침 티비에서 제 1회어린이 창작 동요제에서 일등한 곡도 노을이라는 제목의 동요였다.
그 노래를 들으며 가끔은 따라부르며 때론 혼자 흥얼거리며 옆마을 뒷동산으로 잠자러 돌아오는 황새들에게 우리동네에서도 잠을 자 주면 안되겠냐고 비는 마음으로 노래를 조용히 부르며 소녀는 그렇게 사춘기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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