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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를 드시러 가끔 오는 손님이 한분 있다.
몸이 불편하신 손님이다.
10여 년 전쯤에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고 했었다.
그래도 많이 좋아지셔서 일도 하고 있다고 인상 좋은 모습으로
항상 웃고 말씀하신분이다.
그런데 오늘은 일찍 오셔서 누군가를 기다리시는 눈치다.
"사장님~ 사모님이랑 아드님 오시나 봐요?" 라며 자주 뵈는 분이라
여쭸더니 아니라고 하셨다 친구분이 오신다고 한다며 장어를 올려 구워 달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 친구가 좀 늦게 올 거라고 천천히 구우라고 하셨다.
한참을 그렇게 기다렸는데 식당 문 앞에 택시 한 대가 멈춰 서더니
몸이 불편해서 지팡이를 짚고 아기처럼 아장아장 걸어오시는
어른 아기 손님이 들어오셨다.
몸만 나이 들었지 표정도 걷는 모습도 영락없이 아이의 모습이었다.
가게에 들어와 앉은 손님은 불편한 사람 같지 않았고 너무 천진난만했다.
그 손님은 뇌출혈로 쓰러져서 죽다 살아났다고 말씀하셨다.
뇌출혈로 말도 어눌해져서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병에 대해
쓰러진 날 뭘 했는지 어떻게 수술을 받았는지 지금은 어떻게 운동하는지에 대해
열심히 말씀하셨다.
술도 잘 드시고;; 이렇게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괜찮으시다고 하신다. 수술받고 절만은 마비되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움직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두 번째 인생이라시며 웃으셨다.
뇌경색의 친구분이 뇌출혈의 친구분한테 깻잎도 올려주고 술잔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왠지 마음이 아프면서도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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