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트롯이 한창일 때
처음으로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습니다.
임영웅이 불렀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지금은 60대가 노인이 아니죠;
거의 언니 오빠들이에요..
그렇지만 가삿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닿는지 몰라요
그 후 언젠가 남편이 노래방에서 그 노래를 불렀을 때
남편의 눈에도 물기가 있음을 눈치챘습니다.
그렇게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저희 식당에
두 손 꼭 잡고 들어오시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몰라요
정이 깊어 잡은 손은 아닌 거 같았어요;
솜을 잡고 들어오신 노부 부중
한 사람은 아파 보이는 분이 꼭 있었으니까요.
"장어가 몸에 좋은 음식이라며?"
하며 들어오십니다.
당신에게 보양하려 가 아니고 편찮으신 배우자에게
사드리려 함임을 알고 있습니다.
자식들에게 사달라고 하기가
미안해서일까 오는 노부부의 손님의
90%는 우리가 우선 먹어보고 맛있으면 손주들이랑
같이 오겠다며 묻지도 않은 말들을 토해냅니다.
가끔은 나도 미래에 저렇게 늙어가고 싶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서로가 서로를 애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반할 때가 있습니다.
내 노년은 딱 저분들 정도..
남편과 정도 저만큼 따뜻하게..
그렇지만 장어라는 음식이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어서 자주 뵐 수 있지는 않잖아요
6개월에 한 번이나 3개월에 한 번씩이나 말이에요
내가 보는 노부부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해서 멋지게
사는 노부부들의 모습이 아니거든요.
어렵지만 열심히 살아온 노부부들이에요.
그렇게 어쩌다 한 번씩 오시는 분들이 어느 날 보이지
않으면 많이 걱정이 되네요..
그래서 젊은이들보다 노부부들에게 정성을
다하여 애씁니다.
이러한 초심이 요즘 흔들리려 합니다.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날이 덥다는 이유로
어쩌면 남편과 다퉜다는 이유로
그분들에게 소홀하진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돈만 좇는 장사꾼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고 싶네요;;
이야기가 두서없이 너부러져 있지만
오늘 한 할아버지 한분에게 장어탕을 안 팔았던 게
맘에 걸려 적어보았습니다.
왜 항상 후회는 늦게 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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