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눈이 떠져서 텃밭에 양배추랑 배추모종을 심었다.
그러고도 이른 시간이어서 책을 펼쳐 들고 읽기 시작했다.
나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작가의 소설책을 말이다. 젊은 작가라서 그런지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
이렇게 책을 보는 이 시간이 나는 너무나 좋다.
왠지 내 모습이 성장되어 가는 거 같고 나이 오십 넘어서 더 이상의 성장을 필요치 않을지도 모르지만 성숙이라는 단어로 바꾸면 왠지 내가 멋있다는 착각이 든다.
식당을 하는 틈틈히 밭을 일구고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고 대부분이 혼자 하는 일이라 남들의 눈엔 내가 재미없게 사는 것으로 보이나 보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사는 재미란 여행도 가고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 먹고 차 마시고 술도 마시며 여럿이 같이 하는 뭔가를 말하는 것인가 보다.
혼자서도 재미가 있다는 걸 그들은 전혀 모른다. 모르니 그렇게들 이야기를 하지...
보여주기식 삶은 이제 끝내려고 한다.
나는 이만큼 살고 이만큼 입고 이 정도 살아서 이만큼은 소비해도 내 생활에 아무런 무리가 없으니 나를 좀 봐달라는 식의 삶은 필요치 않다는 걸 알 나이도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아주 수전노처럼 살자는 뜻은 아니다.
소박하고 잔잔하고 평온하지만 그 안에서 멋스럽게 살고자 한다.
안정적이고 평온한 이 공간이 있어서 너무 좋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이 시간이 있어서 더욱 좋다.
내 노후까지도 이랬으면 좋겠다. 잠깐이지만 행복한 시간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 또 그것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할머니로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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